5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1년 새 5분의 1토막 났다.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지만, 올 2월엔 2년8개월 만에 1000선이 붕괴했다. 이후 900선에 머물며 지난달 31일엔 923.78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25일(4434.07) 대비 79.2% 급락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고공 행진하던 SCFI가 올해 들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간 것이다.
SCFI 수치가 급락한 이유는 선박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2020년 하반기 이후엔 코로나로 억눌렸던 사람들이 보복소비에 나서며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운임이 초강세를 보이자 해운사들이 선박을 대량 발주했고, 선박 인도가 시작된 올해부턴 컨테이너선이 과잉 공급되며 운임이 급락하고 있다.
수익성이 나빠진 원인으로는 물류비 급증이 꼽혔다. 2020년 물류비는 6130억원으로 매출 대비 1.7%에 그쳤지만 2022년에는 1조8099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물류비로 매출의 3.5%가 나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000억원 이상 물류비가 절감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땐 배가 없어 운임이 비싼 비행기로 제품을 운반하기도 했는데, 이제 해상운송이 정상화됐다”며 “하반기에는 물류비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해외 매출이 많은 넥센타이어도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이 기업 타이어 매출의 88%는 수출에서 나왔다. 수출 의존도가 높다보니 지난해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은 16.8%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2배 수준이다. 올해는 물류비 비중이 9% 밑으로 떨어지고, 마이너스였던 영업이익률도 5%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