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80% 뚝…수출기업 兆단위 절감

입력 2023-04-05 17:42   수정 2023-04-06 02:10

가전·자동차부품·타이어 등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선박 과잉 공급이 심화하면서 해상운임이 1년 새 80% 가까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LG전자, 현대모비스의 물류비가 각각 1조원, 6000억원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류비가 줄어들면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상운임, 작년 5분의 1 수준

5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1년 새 5분의 1토막 났다.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지만, 올 2월엔 2년8개월 만에 1000선이 붕괴했다. 이후 900선에 머물며 지난달 31일엔 923.78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25일(4434.07) 대비 79.2% 급락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고공 행진하던 SCFI가 올해 들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간 것이다.

SCFI 수치가 급락한 이유는 선박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2020년 하반기 이후엔 코로나로 억눌렸던 사람들이 보복소비에 나서며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운임이 초강세를 보이자 해운사들이 선박을 대량 발주했고, 선박 인도가 시작된 올해부턴 컨테이너선이 과잉 공급되며 운임이 급락하고 있다.
LG전자, 물류비 1조원 절감 예상
해상운임이 하락하면 수출 비중이 높아 물류비가 많이 드는 가전, 자동차부품, 타이어 기업 등이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60%가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해외에서 발생했다. 업계에선 올해 LG전자의 연간 물류비가 전년 대비 1조원 가까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물류비로 3조9473억원을 지출하며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이 4.7%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물류비가 3조원 아래까지 급감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특히 매출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가전(H&A)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11% 이상까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계약한 운임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해 손익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육상운임도 떨어져 원가구조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
현대모비스도 물류비 증가에 큰 타격을 받았던 기업 중 하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은 36조6626억원에서 51조9063억원으로 42%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익성이 나빠진 원인으로는 물류비 급증이 꼽혔다. 2020년 물류비는 6130억원으로 매출 대비 1.7%에 그쳤지만 2022년에는 1조8099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물류비로 매출의 3.5%가 나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000억원 이상 물류비가 절감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땐 배가 없어 운임이 비싼 비행기로 제품을 운반하기도 했는데, 이제 해상운송이 정상화됐다”며 “하반기에는 물류비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해외 매출이 많은 넥센타이어도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이 기업 타이어 매출의 88%는 수출에서 나왔다. 수출 의존도가 높다보니 지난해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은 16.8%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2배 수준이다. 올해는 물류비 비중이 9% 밑으로 떨어지고, 마이너스였던 영업이익률도 5%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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